리더의 일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구성원들이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 잔가지를 쳐주는 것’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의 15년 연속성장을 이끈 차석용 부회장은 ‘현장에서 뛰는 리더’를 강조한다.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만큼 실무진보다 현장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리더의 결정에 따를 수 있고, 조직 전체에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
그렇다면 차 부회장은 ‘현장형 리더’로 뛰기 위해 어떤 원칙을 세워서 지키고 있을까? 여기, 15년 연속성장 성과를 가능하게 만든 ‘리더십 10계명’이 있다.
1. 360도로 보면 결정의 질이 달라진다
리더는 입체적으로 봐야 한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없다. 차 부회장이 정시퇴근하고 백화점이나 마트에 꼭 가보는 이유다. 리더는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어떤 결정이 제대로 된 인사이트에서 나온 결정인지, 아니면 피상적으로 넘겨짚은 것인지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2. 성공사례와 아이디어를 모두와 공유한다
차 부회장은 실무진에게 제품이며 광고도 자주 보여준다. 성공사례를 조직에 전파하는 것도 리더의 몫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내부사례도 “이런 컨셉이 화장품 쪽에서 잘되는데, 생활용품 쪽에도 적용해보면 어때요?”라고 사업부 간에 공유하면서 서로 발전할 수 있게 독려한다.
3. 문제가 생기면 리더가 먼저 뛴다
리더는 책임지는 건 기본, 사건사고가 생기더라도 데미지를 최소화해 구성원들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은 섬유유연제 1등 제품인데 2012년 P&G의 다우니가 들어오면서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차 부회장은 제품을 상향 개선하는 동시에, 보유한 채널을 활용해 판촉을 강화하는 등 실행방안 하나하나를 모두 체크하면서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샤프란은 다우니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었고, 제품 품질까지 향상시켜 1등을 지켜냈다.
4. 리더는 뚜렷하게 바라는 바가 있어야 한다
리더는 구성원 및 관련 부서에 구체적인 바람을 갖고 있어야 하고, 결과에도 즉시 피드백을 줘야 한다. ‘구체적인 바람’은 ‘비전’과 직결되는데, 이를 제시하고 요구하기 위해서라도 리더는 항상 깨어 있으면서 구성원, 시대, 트렌드에 대해 촉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
5. 부족한 점을 지적할 때도 멘토링하듯
차 부회장은 지적할 때도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멘토링하듯 뭐가 문제인지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배움의 기회는 회사에서의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리더만이 회사도 나아가게 만들 수 있다.
6. 모든 고민에 빠짐없이 답한다
차 부회장은 구성원들이 뭘 고민하는지 읽고 빨리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문제를 들고 오면 함께 상의하고 조율해주며, 질문을 받으면 ‘이 사람이 이걸 왜 고민했나’를 생각하면서 듣는다. 특히 멘토링할 때는 목적을 설명한 후 첫째는 이것, 둘째는 이것, 셋째는 이것 하는 식으로 요약을 빼놓지 않는다. 디렉션을 명확하게 하여 멘티가 잊지 않게 해주려는 의도다.
7. 의사결정의 과정을 학습시킨다
차 부회장은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지만, 이 논의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함께 듣고 확장시키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며 의사결정의 기준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차 부회장은 모두가 직급 관계없이 같은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하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8. 질문으로 성장하게 한다
리더는 보고를 받을 때도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해야 한다. 차 부회장 또한 “이 부분은 어때요? 이 사이드에서는 생각해봤나요?” 하고 질문을 아끼지 않는다. 당연히 구성원들은 다각도로 고민하고 생각해보면서 성장하게 된다. 무조건 ‘해와!’하고 다그치지 않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9. 자기 사업처럼 생각하도록 훈련시킨다
좋은 조직은 ‘사업가 정신이 충만한 조직’이다. 차 부회장은 구성원들에게 사업가적인 관점을 심어주기 위해 ‘이 정도 비용을 넣으면 이 정도 아웃풋이 나오는구나’를 계속 학습시킨다. 차 부회장 자신도 부자재 폐기 품의서까지 ‘혹시 다시 쓸 수 있는 건 없나’ 하고 꼼꼼히 살핀다고 한다.
10. 레거시를 남겨야 한다
LG생활건강에서는 늘 100년 후, 200년 후의 레거시를 말한다. 차 부회장이 이를 위해 강조하는 덕목은 바로 따뜻함과 치열함이다. ‘우리 직원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고 고민하는 따뜻함, 항상 깨어 있으면서 혹시 문제가 있는지 살피는 치열함이 그것이다. 리더는 이 두 가지를 늘 마음속에 갖고 가야 한다.
“마음속에 치열함을 키웁시다. 치열함이란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남들보다 더 많은 열정과 사명감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직장은 물론, 향후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꿈을 펼칠 신입사원과 기존 사원들이 잘되도록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사명감을 갖고 매 순간 노력합시다.”
– 《그로잉 업》 중에서
이 포스팅은 <그로잉 업 : LG생활건강 멈춤 없는 성장의 원리>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